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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

영어유치원에서 잃은 자신감.

by 모로코씨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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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이야기.

영어유치원에 가니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감을 잃더라구요. 남들보다 빨랐던 아이였는데... 내가 시키지않아도 스스로 깨우쳤던 아이인데.. 영어를 즐거워했던 아이인데... 점점 아이가 위축되고 있었습니다. 못하는 아이도 아닌데..왜?

왜?

왜?

왜 영어유치원에 가서 자존감이 낮아졌을까요? 꼭 영어유치원이 아니라도 이런 기질(두번째 이야기 참조)의 아이는 다른 곳에서도 같았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놀이학교, 일반유치원을 다 보냈던 저는 아니라고 말하고싶습니다. 제가 냥이 본인은 아니기에 저 또한 완벽한 이유는 확신할 수 없지만 냥이를 가장 잘 알게 된 저는 이제서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조심성이 많은 냥이는 완벽하게 자기가 알지 못하는 언어를 입밖으로 꺼내기 어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용감한 아이는 말이 되든 안 되든 영어를 말했겠죠. 선생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말도 안되는 영어를 하는 아이들이 하는데 냥이는 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그런 과정에서 냥이는 난 못한다고 느꼈을 거예요. 그 당시는 그런 표현을 못했지만 6세때 다른 학원에서 선생님이 냥이보다 잘하는 아이들도 아니고 비슷하거나 오히려 못하는 아이지만 그냥 해버리는데 냥이는 하지않았고 저에게 밤에 냥이는 투명인간이 못한다고 놀린다고 표현했습니다. 그 투명인간은 자기 마음 속 진심이었던 거죠. 그리고 친구들은 잘 하는데 난 못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아이들은 단순하기때문에 적극적으로 보이는 모습과 당당한 모습을 보면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남을 많이 인식하는 냥이 역시 실제로 친구가 잘하고 못하고 별개로 그런 모습에 더 위축이 되고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지만 말이 되든 안되든 영어를 뱉는 아이가 영어 스피킹을 잘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냥이친구 중 씩씩한 친구도 스피킹을 잘하더라구요. 리딩은 하나도 안된다고 어머님이 말씀을 주셨어요. 반대로 냥이는 리딩은 되지만 스피킹이 아직도 안됩니다.^^ 저는 스피킹 잘 되는 아이가 제일 부럽더라구요. 천재소리 들은 첫 쇼앤텔의 경우는 연습을 했던 것도 있고 완벽한 문장을 미리 숙지하고 하는 거였기에 잘 했던 겁니다. 현실에서 받아 즉시 나와야 하는 스피킹은 못하는 거죠.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영어유치원뿐만 아니라 당당한 친구들은 어디에나 있는데 다른 유치원을 다녀도 똑같이 자신감을 잃었겠죠. 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놀이학교, 일반유치원 둘 다 보내본 엄마로서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영어유치원의 경우 거의 다 소수입니다. 아닌 곳도 있지만요. 일반유치원은 다수입니다. 다수에 더 다양한 사람이 많을 가능성이 높겠죠. 저희 냥이는 영어유치원을 다니다가 놀이학교를 다니다가 일반유치원에 다니게 된 특수한 케이스입니다. 일반유치원 가기 전까지 굉장히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있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일반유치원을 다닌지 3개월정도만에 많이 달라졌었죠. 단순히 영어유치원이고 아니고의 문제는 아니지만 큰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네요.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집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면 될 것 같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는 예민하고 눈치가 빠른 아이기 때문에 본인이 인정할 만한 칭찬이 아니면 오히려 불쾌해 하기도하고 진심이 담기지않은 칭찬에는 감동도 없는 아이입니다. 자신의 경험이 아니면 부모의 말이라도 믿지않기도해요. 가정이 아닌 사회에서 자신이 느끼는 분위기가 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앞 전에 말했지만 학습적인 인지외에는 참 부족한 게 많은 아이였더라구요. 자조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생활면에서 혼자 해내는 부분이 적었습니다. 집에서 제가 다 해줬었고(모르고요) 그만큼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에 생활면에서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아요. 소수인 영유환경에서 이런 부분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구요.

자신감이 떨어진 이유에는 미숙한 정서와 감정표현도 있습니다. 몽이를 키워보니 둘째들은 확실히 다릅니다. 저희 냥이가 다니던 영유환경은 둘째들이 많은 편이었고 첫째인 아이도 아주 활달하고 씩씩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첫째에 내성적인 냥이는 자신의 감정표현도 잘 못 했던 거죠. 게다가 말년생 ^^  감정표현을 잘 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싫거나 속상할때 잘 표현합니다. 하지만 냥이는 그렇지 못했어요. 엄마인 저에게도 '엄마 저 유치원이 힘들어요.'라고 말하지 못하고 1년이 지나서야 폭발하듯 표현한 아이니까요. 어릴 적부터 키즈카페에서 냥이가 든 장난감을 누군가 뺏어가도 아무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했어요. 어린이집 다닐때 그런게 걱정되었는데 선생님이 자기 꺼 잘 챙긴다해서 한 시름 놓았는데 싫다를 표현하지 못한 아이를 캐치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감정표현을 한국말로도 잘 표현하기 어려운데 영어로 말이 나올까요? 물론 5세 처음부터 영어만 써야하는 건 아니지만 영유의 특징과 강점이 영어로 수업하고 영어로 말하는 데 있습니다. 5세 중간쯤부터는 영어로만 쓰도록 권유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내성적인데다가 감정표현도 서툰 냥이는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아이들은 모두가 미성숙한데 거기서 오는 사건(?)에 마음 여린 냥이는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6세에도 친구가 때리거나 기분나쁜 말을 들어도 대처라지 못하는 모습을 제 눈으로 보고나서야 더 어렸던 5세의 냥이는 어떻게 유치원생활을 했을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보내놓고 그냥 잘 지냈겠거니 막연한 생각만 했던 제가 미안해집니다.

영어유치원다닐 때도 담임선생님이 악의는 없지만 행동이 큰 아이로 인해 냥이가 좀 불편해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냥이가 다니던 영어유치원은 그래도 단독건물에 큰 편에 속하는 영유였지만 교실크기도 일유랑 비교하면 정말작더군요. 또 영유일정 상 생활태도, 누리과정을 지도하기에 부족했던 것 같아요. 물론 안 하지는 않겠죠. 

나름 선생님도 좋은 분이셨다고 생각하는데 본인 입으로도 프로그램 스케줄이 있다보니 다 할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자신감 잃어가는 아이의 모습도 모르셨던 것 같아요. 첫 쇼앤텔 이후 2학기가 시작되면서 모든 아이들 부모에게 아이의 동영상을 보내주는데 저희 아이의 모습은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고 점점 버벅대고 있더라구요. 영유의 노출이 가장 적었던 첫 쇼앤텔동영상과 후반의 쇼앤텔 냥이의 모습을 보면 자신감하락이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 사람은 모두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로그 글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영어유치원에 대한 비난할 의도는 없습니다. 저희 아이와 맞지 않았을 뿐입니다.(영유에 잘 맞는 아이라면 저도 다시 보내고 싶습니다.^^)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이와 비슷한 아이(내성적,예민 등)한 아이라도 영유와 잘 맞을 수 있어요. 세분하게 아이마다 다 다르고 또 어떤 유치원인지, 어떤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되는지, 어떤 친구들과 지내게될지 등 많은 영향과 변수가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바는 꼼꼼히 유치원 알아보시고, 아이에 대해 많이 아시고 잘 맞는 곳에 가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가보지않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일부분만 보지마시고 뒷이야기와 전체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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