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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

내가 영어유치원을 그만 둔 이유.

by 모로코씨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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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 이야기


영어유치원은 대부분 소수로 케어가 더 잘 될 것 같지만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영유 때 담임선생님에 대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수료증은 6세 같이 올라가는 친구들만 줄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나빳던 것 외에는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본인 입으로도 프로그램상 수업일정이 있어 아이들을 정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부족하다구요. 어떤 엄마들은 사회적,정서적인 면은 가정에서 하는거지 유치원에서 하는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사회적, 정서적인 면을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유치원에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향이 가지 않을 수 있을까요. 특히나 사회적인 면은 가족보다 더 넓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제가 영유를 그만 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냥이가 거부표현을 한 것이 첫 시발점입니다.
1년동안 조용히 다니다가 '도저히, 하루도 한번도 난 유치원에 갈 수 없어요.'라고 표현한 그 한 마디에 처음으로 셔틀버스에 전화해서 오늘 결석한다고 했습니다. 영유 첫결석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냥이가 그 말을 뱉기 전에도 사실 제 마음속에 유치원을 옮겨야겠다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유치원을 정하지 못해 계속 보내고 있었죠. 그 이유는 아이의 얼굴이었습니다. 아이의 얼굴이 점점 잿빛이 되어가고 있는 걸 느꼈어요. 아이의 얼굴이라고 하기에 너무 어두웠고 하나도 행복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요. 5세와 무기력함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죠. 제가 그걸 느꼈어요. 정서적인 면이 유치원에서 충족되지 못했어요. 저희 가정은 화목한 가정이고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었기에 별개의 문제라 생각해요. 선생님은 해야 할 진도를 나가는게 먼저겠죠. 영어유치원 특성상 결과가 보여져야 하기도 하고 많은 부모들이 그걸 원하죠.
나중에 되서야 느낀 거지만 진짜 그만 둔 이유는 사회적인 문제였습니다. 저희 아이같이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는 유치원에서 또래와의 소통 속에서 배워야 할 게 많은 아이였는데 영유에서 하나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가정에서는 전혀 문제 없는 아이고, 또래와의 관계는 어른과의 관계와는 달랐습니다. 저 또한 사회적인 것은 가정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또 알아서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어릴때 특별하게 사회적인 것을 배우지않고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처럼요.
배워야 할 때 배우지 못한 아이를 뒤늦게 경험하게 해주려니 너무 힘들었고 사회성을 배우기에 부족한 영어유치원은 정말 우리 냥이와는 맞지 않았던 곳이라는 걸 너무 늦게 알게되었습니다.
물론 태생이 외향적이고 사교성, 사회성 좋은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경험할 시간이 부족해도 알아서 잘합니다. 안 가르쳐줘도 척하면 압니다.
그런데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저희 아이도 이론적으로 물어보면 다 알고있습니다. 이럴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저럴땐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10번 질문해본다치면 10번 다 정답을 말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못합니다. 이유는 경험이 부족해서입니다. 정작 현실에서 그런 상황이 오면 경험이 부족하기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습니다. 영어유치원에서는 많은 시간 공부를 하면서 보냈습니다. 물론 다양한 체험류의 수업도 있지만 그것이 또래관계와는 무관합니다. 좀 더 흥미로운 수업일뿐.
일반유치원에도 수업일정이 있지만 다양한 친구들과 직접 부딪히고 소통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리고 영어유치원의 경우 입금전쟁으로 입학이 결정되기에 친구들 집이 대부분 제 각각입니다. 운이 좋거나 같은 나이대의 아이들이 많은 아파트에 살면 동네친구가 될 수도 있지만 냥이의 경우 없었습니다. 영어유치원이 끝나고 함께 놀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면 달랐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적응이 느린 냥이가 영어유치원에 다니게 된 시점이 코로나가 팡팡 터진 첫 해였습니다. 이것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거예요. 그래서 같은 동네가 아니더라도 따로 만나기 어려운 분위기였죠. 코로나 시국에 만나자고하면 뜻이 맞지 않을 경우 무개념엄마가 되기 때문이죠.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아 따로 놀 시간도 없었기에 내성적인 냥이는 유치원에서 늘 이야기도 하지못하고 정말 공부만 하다 온 것 같습니다. 집에서는 말도 많고 속마음은 장난꾸러기의 모습도 있는 아이인데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남과 소통욕구가 강한 아이인데 재밌는 이야기 한마디 못하고 혼자 다른 아이들이야기를 엿듣고만 있었을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도 너무 속상해요.
이 부분은 코로나시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겠지만 걸핏하면 코로나때문에 유치원이 쉬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쉬지 않는 영유는 돈독오른 영유로 보이기도 했었죠. 영유들끼리도 눈치를 보며 하루전날 휴원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적응할만 하면(심적으로) 쉬고..반복되었죠. 5세 1년을 다녔는데 반은 가고 반은 안 간 것 같습니다. 냥이는 휴원하지 않는 날은 제외하고 단 하루도 결석하거나 지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 아침에 그만둔다고 선생님께 전달했을 때 놀라기도 하셨고 계속 조금 쉬면서 더 생각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어쨌든 적응이 느린 아이가 코로나시대에 마스크쓰고 칸막이치고 갔다 안 갔다하니 갈때마다 적응해야했었겠죠. 말을 잘 듣는 아이여서 그래도 다니는 1년 중 그만두게 된 마지막쯤 빼고는 울지도 않고 가기싫다고도 하지 않고 잘 다녔습니다. 그래서 더 몰랐죠.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영어유치원 절대 가지마세요!가 아닙니다. 가도 됩니다. 좋아하는 아이는, 잘 할 수 있는 아이는 가면 좋지 왜 안 좋겠습니까. 저라도 그런 아이는 보냅니다.

단지 아이에게 잘 맞을 수 있는 유치원을 잘 알아보고 가시고 가고나서도 아이를 잘 살펴보세요. 가끔 아이가 영유를 거부하는데 어떻게해야하나요, 제 욕심같은데 아이 엉덩이가 가벼운데 영유가도 괜찮을까요, 내성적인 아이도 영유 갈 수 있을까요 이런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신데.. 어떤 엄마들은 원래 아이들 거부할 때 있다고 참고 보내라고하는 분도 있고 .... 엉덩이가 가벼우니 습관을 들여야한다고 하거나 내성적인 아이는 영유와 어울린다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제가 생각할 땐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아이를 잘 살펴보고 잘 파악하시길 바라요.
전 정말 5살때부터 아이와 맞지 않는 걸 모르고 그 이후에 너무 개고생해서... 이유는 다 제가 아이를 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예요.
아이의 말을 다 들어주고 아이가 거부한다면 영유보내지 말란 건 아니예요. 각자의 기준이 있는거니까요.
모든 건 엄마의 선택이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이거 하나만 확실해요.
아이의 얼굴을 보세요.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무시하지 마세요. 들어보세요.
저희 아이는 영유를 1년 가까이 다니면서 운 적도 없고 거부한 적도 없습니다. 엉덩이도 무거운 편이고 학습적으로 빠른 아이였습니다. 저도 가끔 아쉽고 주변 엄마들이 더 아까워하기도해요. 그런데 저는 영어유치원에 있지않는 지금 아이의 얼굴에 만족합니다. 나중에 영어때문에 고생한다고해도 같은 상황,같은 조건에서는 저희 아이는 못 보냅니다.





* 사람은 모두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로그 글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영어유치원에 대한 비난할 의도는 없습니다. 저희 아이와 맞지 않았을 뿐입니다.(영유에 잘 맞는 아이라면 저도 다시 보내고 싶습니다.^^)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이와 비슷한 아이(내성적,예민 등)한 아이라도 영유와 잘 맞을 수 있어요. 세분하게 아이마다 다 다르고 또 어떤 유치원인지, 어떤 선생님과 함께 하게 되는지, 어떤 친구들과 지내게될지 등 많은 영향과 변수가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바는 꼼꼼히 유치원 알아보시고, 아이에 대해 많이 아시고 잘 맞는 곳에 가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가보지않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일부분만 보지마시고 뒷이야기와 전체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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